이번 주는 키노 로버 할인 품목이 도착했다. 

[The Scar (1948; 스티브 세켈리)]는 [Hollow Triumph]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진 저예산 필름 누아르인데, 감독보다는 존 알튼 촬영 감독의 인상이 훨씬 강하게 남는 영화였다. 영화가 존재하는 한 계속 소재로 쓰일, '다른 사람 되기'가 중요한 소재로 쓰이는데, 별다른 잔재주 없이 폴 헨레이드의 연기, 존 알튼의 촬영, 그리고 각본에 이곳저곳 설득력을 더하는 대화들을 넣어 짧은 상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별 거부감없이 관객에게 이를 납득시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폴 헨레이드와 조운 베넷의 대화 장면들에서 다양한 층위의 의미를 내포한 대사들이 오가는 것도 참 좋던데.

[Heart of Midnight (1988; 매튜 채프먼)]은 Pure Cinema Podcast Episode 32: Late 80s Cult Movies - 1985-89에서 엘릭이 마지막으로 소개한 영화. 영화 전체의 3분의 2를 보고도 대체 어쩌자는건지 감을 잡을 수가 없는 '컬트' 영화이고, 진짜 후줄근하고 별로인 장면도 많은데, (진상이 명확히 존재하는 사건인데, 범인의 정체나 이후 결말을 맺는 방식은 그저 그렇다), 되려 진상이 밝혀지기 전의 공포 영화스러운 장면들을 잊을 수가 없다. 주인공 제니퍼 제이슨 리가 삼촌으로부터 상속받은, 이전에 섹스 클럽을 비롯한 여러 용도로 쓰이던 건물에서 거의 모든 사건이 벌어지는데, 이 건물의 구조가 참 매력적이다. 아르젠토의 영화를 비롯한 몇몇 이탈리아 공포 영화에 나오는 신기한 구조와 숨은 통로들을 가진 동화적인 분위기의 건물들이 떠오르는 영화였다. 

[Rolling Vengeance (1987; 스티븐 힐리아드 스턴)]은 줄거리만 들어서는 뻔한 복수극에 가깝지만, 복수를 위해 몬스터 트럭을 제작한다는 설정 때문에 궁금해졌다. Pure Cinema Podcast의 브라이언이 좋아하는 영화.

[They Shoot Horses, Don't They? (1969; 시드니 폴락)]은 출시되었을 때부터 보고 싶긴 했는데, 너무 우울함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영화일까봐 구매를 주저하고 있었는데, 시드니 폴락 영화를 그 사이에 두어편 보면서 호감이 생겼고, 춤추는 행위에 집중하는 영화라는 이야기를 들어 믿음직스러워졌다. 게다가 할인 적용도 이번이 처음이다.

[The Spikes Gang (1974; 리처드 플라이셔)]는 집에 있는 플라이셔 영화를 다 봐서. 언제라도 그의 새로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이 든든해지는 감독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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