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겨 감상도 못 올리고 구매 목록 정리도 이제서야 올리네. 

참고로 7월 첫째주는 산 타이틀이 없어서 글을 올리지 않았다.


"Samuel Fuller at Columbia" 에서 [진홍색 기모노 (The Crimson Kimono, 1959; 새뮤얼 풀러)] 한 편 봤는데 우와... 1959년에 '아시아계 미국인이 인식하는 암묵적인 차별'이라는 주제를 담은 각본을 써서 일본계 주인공을 내세워 LA의 리틀 도쿄를 배경으로 영화 찍을 생각을 했다는 것도 놀랍고 (제임스 칸이 우스꽝스러운 중국인 흉내를 내는 [엘 도라도 (1967; 하워드 혹스)]보다 무려 8년 전인데 - 노파심에 부연하면 이 영화 좋아한다.), 결말부에서 어쩔 수 없는 1950년대의 백인 창작자가 갖는 한계가 드러나나 싶다가도 중반부의 강렬한 문제 의식을 제기하는 방식만으로도 충격적으로 만족스럽기도 했고, 여하튼 복잡한 감정을 품게 하는 대단한 영화였다. 미국에 거주하는 아시아인의 입장에서 더욱 와닿는 바가 있고. 

[Modern Romance (1981; 앨버트 브룩스)] 아, 진부한 표현이지만 이건 직접 봐야 왜 좋은지 아는 영환데, 사실 작품의 주축을 이루는 두 주인공의 연애 관계는 문제의 소지가 상당히 많지만, 진심으로 멋진 장면들이 연달아 나오는데 거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간 [이지 라이더 (Easy Rider, 1969; 데니스 호퍼)]를 못봐서 [미국에서 길을 잃다 (Lost in America, 1985; 앨버트 브룩스)]를 못내 외면하고 있었는데, 이럴 때가 아니라 빨리 [이지 라이더]를 접하고 (빌려 보는 방법도 있겠지만 큰 맘 먹고 "America Lost and Found: The BBS Story" 박스를 구매할까 생각 중이다. [이지 라이더] 때문은 아니고 보고 싶은 영화가 몇 개 있어서) [미국에서 길을 잃다]를 보고 싶다. 

[Little Murders (1971; 앨런 아킨)]는 Powerhouse 타이틀이 주는 신뢰감 + Pure Cinema Podcast의 추천 (Just the Discs 였을지도...)으로 구매. 

클로드 샤브롤의 세 편의 영화 묶음도 [의식 (La Cérémonie, 1995; 클로드 샤브롤)]을 본 이후 손에 넣으려고 계속 벼르고 있었는데, Cohen Media Group 영화들은 할인을 거의 안해서 기다리다가 이번에 ebay 할인을 틈타 구매했다. 사실 클로드 샤브롤이 부르주아를 바라보는 시선은 영화의 톤에 따라 내가 거부감을 느끼기 쉬울 것 같아 좀 불안한데, 샤브롤이 시간적으로 차이가 나는 장면들을 과감하게 붙이고 플롯을 진행하는 리듬이 생소하고 마음에 들어 더 보고 싶다. 

미키 루크가 주연한 두 편의 영화를 묶은 [Angel Heart (1987; 앨런 파커)]와 [Johnny Handsome (1989; 월터 힐)] 합본. 전자는 Shock Wave Podcast의 100회 특집 공포 영화 100편에 그 이름을 올렸고 후자는 월터 힐 영화라 둘 다 보고 싶어서 샀다. [Angel Heart]는 기대만큼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할렘의 뒷골목이나 뉴올리언스라는, 습하고 더우며 부두교와 프랑스 문화가 혼재하는 공간을 담아내는 방식이 참 좋았고, 이 영화를 보니 왜 [Johnny Handsome]과 합본으로 묶었는지 짐작이 가서 재밌긴 하다. 

[Sharky's Machine (1981; 버트 레이놀즈)]는, 당대의 라이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코믹 액션 영화 [Every Which Way But Loose (1978; 제임스 파고)]로 자신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느낀 버트 레이놀즈가 "그렇다면 나는 이스트우드 영화를 만들어 주지"하고 (역시 이스트우드스럽게) 직접 감독까지 맡아 만든 영화. 단순히 그 이유만으로 만들지는 않았겠지만. Pure Cinema Podcast의 "80s cult" 에피소드에 언급되어서 궁금했고 마침 레이놀즈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참이라 구매했다. 

[자경단 (Vigilante, 1981; 윌리엄 러스틱)]은 감독 윌리엄 러스틱이 출연한 팟캐스트를 듣고 순전히 그(와 그의 레이블 Blue Underground)에 대한 호감을 구매한 영화. 시놉시스만 보면 [데스 위시 (Death Wish, 1974; 마이클 위너)]의 인기에 편승하여 만들어진 영화로 보이는데, 그보다는 나은 영화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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