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래간만에 남기는 포스팅. 바빴던 것도 있지만 실제로 타이틀을 안 사고 있었다. 요 근래에는 몇 개 더 사둔 것도 있어서 앞으로는 매주 도착하지 않을까. 개별 타이틀에 대한 이야기까지 할 여유는 없고, 일단은 기록용. 10월이 다 지났는데 공포 영화도 못봤네. 애초에 10월에 영화 본 횟수가 손으로 꼽을 정도라... 일단 취업에 성공하면 열심히 봐야지. 

어, 그래도 [토르소] 이야기는 좀 해보자. 지알로이긴 한데 음,,, 좋은 장면이 없는 건 아닌데 아무리 지알로임을 감안하더라도 인물이 이 정도로 기능적이면 어쩌란 말이냐. 아르젠토의 작품들에 대해 "좋은 장면들을 보기 위해 나머지 부분을 견디는 영화"라는 설명이 있는데 나는 조금도 공감하지 않지만, [토르소]에 그런 설명을 적용한다면 동의할 수 있다. 그 좋은 장면들도 썩 만족스러운지는 의문이 들고. 

그런데 재미있는 건, 마르티노의 지알로에 나타나는 '남혐'의 정서. 예외는 있지만 분명히 지알로는 작품 내외적으로 여성혐오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장르고, 마르티노의 작품들도 이를 피해가기는 커녕 거의 그 정점에 있는 건 아닐까 싶은 기분마저 들 때가 있는데, 유독 마르티노의 영화들에서 진짜 혐오스럽게 묘사되는 건 (실제로는 여성이 범인인 경우라도) 남성 일반이라는 사실. 호감이 가는 남성이 놀라울 정도로 아예 존재하지 않고, 사실 마르티노가 지알로의 탈을 쓰고 진짜 만들고 싶은 건 이런 남성들이 득시글거리는 사회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여성들의 고충을 그리는 영화들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나중에 마르티노의 영화도 더 많이 보고 시간이 있을 때, 깊게 파보고 싶은 주제.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