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리시버와 서라운드 시스템, 그리고 재생 기기가 갖추어졌으니 남은 것은 프로젝터/스크린 또는 TV. 

첫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프로젝터의 경우 천장에 못을 박기 부담스럽다는 단점이 있었고, 그렇다고 거실의 뒤편에 선반을 설치하자니 죄다 통유리벽인 상황이라 전망을 가리고 싶지 않아서 망설여졌다. 

하지만 예전 집에서 100인치 스크린으로 영화를 감상하다가 (게다가 100인치도 좀 작다고 느꼈는데!) 80인치 대의 TV로 가자니 거거익선이 진리인 상황에서 아쉬움이 남았고, OLED TV의 경우에는 번인도 신경이 쓰이는 요소라 그냥 프로젝터와 스크린 시스템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예전에는 자립형 스크린을 썼는데 표면이 팽팽하게 고정되지는 않아 한계가 느껴졌던 터라 이번에는 액자형 120인치 스크린을 설치하기로 하고, 아마존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리뷰가 좋은 제품을 골랐다. 조립 자체는 평이한 편이었는데, 여러 리뷰가 지적한데로 액자의 세로 정중앙에 지지대를 추가하는 부분이 쉽지 않았지만 한 명이 반대편에서 틀을 잡아 당기고 한 명이 힘을 가해서 지지대를 밀어 넣는 식으로 어떻게든 해결했다. 스크린은 TV에 비하면 가벼운 편이라 굳이 난이도가 있는 금속 stud 마운트를 하지 않고, 거꾸로 이를 피해서 마운트. 

프로젝터는 LG에서 나온 이동형 프로젝터 HU80KA로 결정했다. 이동형이라 한 장소에 잘 고정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했지만 리클라이너 두 개를 사서 의자 사이에 사이드 테이블을 설치하고 그 아래쪽에 둔다면 누가 뜻하지 않게 치고 가는 일은 드물테고, 무엇보다 딱히 천장 혹은 높은 벽에 두지 않아도 바닥에 세워 영사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4k 소스 재생이 가능하고 램프 수명이 2만 시간이라 사실상 교체가 필요 없으며 Projector Central의 리뷰도 나쁘지 않다. 3D 재생이 안되는 점은 약간 아쉽지만 내가 3D를 얼마나 보겠나. 생각보다 밝지 않다는 평들도 있었지만 나는 어차피 거의 빛 차단하고 불 다 끄고 볼거라 중요한 고려 사항은 아니었고.

그래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홈시어터 시스템의 화룡점정 HU80KA가 도착했다. ProjectorReviews 닷컴에서 제공된 수치를 이용하여 캘리브레이션을 마치고 아직 홈시어터용 의자는 없지만 부족하나마 책상 의자를 가져와 앉아 "앞으로는 일 시작하기 전까지 1일 (최소) 1영화다!"를 외치며 (아직 블루레이들은 이삿짐에 섞여 배송되는 중 이었으므로) 넷플릭스에서 보고 싶었던 [인크레더블2]를 틀어보았는데, 생각조차 못한 문제가 발견되었으니......

이번 주의 지름 코너가 돌아왔다. 이사도 얼추 마무리되었고 더 이상 물리 매체 구매를 자제(?)할 필요가 없기 때문. 

다만 매주 포스팅을 할지, 아니면 도착할 때마다 포스팅을 할지, 아니면 그 중간의 어디쯤으로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포스팅하기 편한 방식을 찾기 전까지는 중구난방으로 올라올 듯. 

예전과 달리 UHD와 3D 감상이 가능한 홈시어터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라 (자세한 것은 앞으로 올라올 홈시어터 관련 글에 정리할 예정) 아마존에서 할인 중인 UHD 타이틀을 구매해보았다. 너무나 좋아하는 [크리스틴]을 제외하면, 나머지 두 영화는 사실 그렇게까지 궁금하거나 보고 싶은 건 아니지만, 둘다 True 4k 타이틀이고 한글 자막이 있으며 할인 중이라 구매해보았다. [미로]는 제니퍼 코넬리가 보고 싶고 [필라델피아]는 조너선 뎀 감독 영화를 시작해보고 싶어서 (아주 오래 전에 [양들의 침묵]을 보긴 했다). 아마 그런 목적이라면 크라이테리언의 [제멋대로 (Somthing Wild)]가 더 나은 선택이겠지만 한글 자막 있는 UHD인데 한번쯤 봐도 되겠지 뭐. 아마 앞으로도 품질 좋은 UHD 혹은 적절한 3D 효과-물론 3D로 보고 싶은 타이틀의 갯수는 애니매이션과 50년대 3D 영화를 제외하면 매우 적다-를 제공하는 타이틀은 구매의 허들이 낮아지지 않을까?

홈시어터 설치기 (1): 고려 사항+블루레이 플레이어

첫 글을 다시 읽어 보니 결국 어떤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골랐는지는 언급하지 않아서, 이 부분부터 다시. 220-Electronic 에서 합리적인 가격 ($500 이하)에 구입 가능한 4k 블루레이 플레이어 제작사는 LG, 소니, 삼성의 총 세 곳이다. 이중에 삼성은 최근 블루레이 플레이어 시장에서 철수할 의사를 밝혀 향후 펌웨어 지원이 믿음직스럽지 못해 포기했고 LG의 모델 중 스트리밍을 지원하지 않은 모델을 제외하니 총 3종이 남았다.

Sony UBP-X700, Sony UBP-X800, LG UP970

이 중에서 결국 Sony UBP-X800을 골랐는데, 이유는 다른 두 기기보다 음향 처리에서 나은 결과를 보여준다고 들었기 때문. LG UP970이 유일하게 돌비 비전을 지원하는 모델이긴 한데 내가 주로 보는 영화의 특성상 돌비 비전이나 HDR 10 얼마나 쓸까 싶기도 하고, 애초에 현존하는 프로젝터 중 돌비 비전을 지원하는 기종이 없어 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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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시스템이라 하면 보통 리시버 + 스피커 세트를 말한다. 에전에는 Onkyo에서 나온 홈시어터 패키지를 사용했는데 대사를 전담하는 센터 스피커 음질에 약간 불만이 있던 터라 이번에는 그보다는 한단계 나은 패키지를 사기로 마음 먹었다. 마침 영화 음향 처리에 있어서는 좋은 평가를 받는 야마하 리시버에 Klipsch 사의 Reference 스피커 세트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할인이 있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구매했다. 예전에 사용하던 스피커가 북쉘프 형식인데 바닥에 내려놓고 쓰다보니 높이에 아쉬움을 느꼈는데 이 스피커의 경우 프론트 스피커는 톨보이 형태여서 일단 마음에 들었고, 리어 스피커는 스피커 스탠드를 사서 높이를 맞추고자 했다. (예전 집에서는 리어 스피커는 월마운트를 했는데 이번에는 새집이라 마운트를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A/V 사이트에 가보면 보통 입문용으로는 내가 산 것보다 한단계 윗급인 Klipsch 사의 Reference Premiere 라인업을 많이 추천하지만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아파트의 특성상 볼륨 최대치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이상 음향에 투자해봐야 큰 의미가 없다고 보았다. 비슷한 이유로 일단은 서브우퍼 또한 구매하지 않았다. Klipsch 사의 스피커들은 우퍼가 기본 장착되어 있으며 (물론 서브우퍼와 비교할 수는 없다), 우퍼의 효과를 누릴만한 볼륨으로 영화를 감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그래서 사운드 시스템은 일단 5.0채널. 혹시 가성비가 좋은 서브우퍼 할인 행사가 있다면 구매할 계획이다. 

사운드와 관련해서 마지막으로 남은 문제는 센터 스피커의 높이이다. 예전 집에서는 센터 스피커를 작은 종이 박스 위에 두는 식으로 해결했는데 이번에는 보다 깔끔하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고 싶어 적절한 높이의 TV 스탠드를 설치하여 리시버, 센터 스피커,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수납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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